X(eXperience)의 흐름 변화
역사적으로 경험은 모든 비즈니스의 근간이었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걸맞은 경험을 원한다.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경험을 소비자 욕구(Customer Needs)로 해석하여 제품(Product)으로 만들고, 제품을 구매하며, 사용하는 모든 경험을 함축하여 브랜드(Brand)를 구축한다. 그래서 경험을 팔라, 브랜드를 팔라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쏟아지지만, 소비자 욕구는 소비자마다 다르며, 여러 욕구를 충족할 제품을 나열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설명하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다. 결국,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이 있어야 브랜드를 얘기할 수 있고, 브랜드의 정체성이 명확해야 경험을 판다는 관념적 문장의 실체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세상이 발전하는 속도는 느렸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곧 경험의 변화였다. 그래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를 개선하여 증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경험 변화 주기가 점점 빨라지자 두서없는 기술 발전이 소비자 욕구를 쫓아갈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예를 들어 얼음 정수기의 제빙 기능을 만족하더라도 주로 사용하는 컵을 사용하지 못하는 정수기라면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하여 UX 디자인은 소비자 욕구를 충족할 제품의 기초가 되었다. 특히 온라인 기반 제품은 서비스에 지속성을 부여하고자 최대한 많은 소비자 욕구를 수용하도록 설계되었고, 직관적으로 함축할 UI 디자인을 묶어서 고려했다.
그런데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는 사정이 달랐다. 온라인 커머스는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 다양한 소통 채널, 데이터 기반의 고객 여정 분석으로 소비자를 이해한다. 반면, 오프라인 소매점은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직원과 대면한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의 경험, CX(Customer eXperience)가 최우선이었고, 친절도를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소비자에게 직원 친절을 설문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직원이 고객을 마주하여 얻는 통찰력이 비즈니스 의사 결정으로 이어졌으며, 직원 경험(EX, Employee Experience)의 개선이 CX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회사에 충성적인 직원일수록 브랜드를 깊이 이해하고, 가치를 전달하려 애쓰기 때문이다. 더 나은 CX를 제공하면서 깊은 통찰력도 끌어낼 수 있다.
오프라인을 전통적, 온라인을 현대적이라고 얘기한다면, X의 흐름이 전통적 관점에서는 CX에서 EX로, 현대적 관점에서는 UX에서 CX로 중요도가 옮겨갔다는 걸 파악할 수 있다. 좋은 CX를 구축하려면 좋은 EX가 필요했고, 좋은 UX는 CX로부터 설계되었다. 모든 경험이 연결되었다는 걸 발견하기 전까지 그렇게 믿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의 시각에서 벗어나면 좋은 UX를 위해서는 CX를, 좋은 CX는 EX로부터, EX는 직원에 대한 UX 개선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날의 상호작용은 터치, 음성, 비전, 모션 등 온갖 상호작용 양식이 복합적으로 조합된 MX(Multi eXperience)를 제공한다.
(고객경험(CX), 직원경험(EX)사용자경험(UX), 멀티경험(MX)이 총체적 경험(Total eXperience)으로 통합하여 비즈니스를 혁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