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2022년은 AI가 주인공인 해였습니다. 클라우드, 원격근무, 메타버스, 이커머스, 라이브커머스 등 주요 화두로 떠오른 IT 이슈의 근간에는 인공지능(AI)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코로나는 최고 정점을 찍었고, 전쟁에다 세계 경제 침체가 불어닥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실감하게 했던 해이기도 합니다. 낯설었던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대면이 어색할 만큼 익숙해졌고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 고도화된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간만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 영역까지 AI가 침투하면서 인간은 육체노동에 이어 지식노동까지 빼앗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기술과 창작, 판단을 앞서는 것은 물론 AI 기술 시장도 성장하는 만큼,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AI를 다룰 줄 알고 활용하는 인간, 나아가 기업은 미래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흐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미술 대회 1등, AI가 그렸다..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지난 9월 콜로라도 주립 미술 박람회에서 수상 결과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이라는 제목의 그림 때문이었습니다.
 
AI 화가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미드저니
오페라 공연이 한창인 무대 전경을 섬세하고 신비롭게 묘사한 이 작품을 그린 건, 놀랍게도 AI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이었습니다. 미드저니는 지시어를 입력하면 단 몇 초 만에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앨런(Jason Allen)은 AI가 그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작품을 출품해, 수백만 원 수준의 상금도 탔습니다. 권위가 높은 상도, 상금의 액수도 크지 않았지만, AI가 사람을 속이고 감쪽같은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미술계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AI로 생성한 작품을 예술로 볼 수 있는지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부 예술가들은 “고도의 부정행위”라며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이에 제이슨은 “80시간 동안 창의적인 방법으로 지시어를 입력해서 만들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내가 창작한 그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단독 미술 전시회 열고, 시 창작하고 과학 논문까지 쓰는 AI

학습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창작하는 AI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인류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인류가 품고 있던 예술의 개념은 AI가 창작에 뛰어들면서 균열하고 확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화가 구글 딥드림(Deep Dream)은 빈센트 반 고흐를 모사한 29점을 2016년 미국의 한 경매에서 총 9만 7000달러(약 1억 1800만원)에 판매했습니다.

2019년 영국 옥스퍼드의 유명 갤러리스트 에이단 멜러(Aidan Meller)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예술가 아이다(Ai-Da)는 직접 그린 미술 작품으로 단독 전시회를 열었고, 작품 경매로 100만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초상화를 그리는 아이다(Ai-Da)의 모습  (출처: Ai-Da Robot 유튜브 채널)
아이다는 지난해 시까지 썼습니다. 시인 단테의 언어 패턴에서 영감을 확보한 아이다는, 자신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사용해 시를 창작한 건데요, 멜러는 "아이다가 쓴 시를 읽어보면 인간이 쓴 것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창작물의 완성도가 높다. 아이다는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며 성장해왔기 때문에 인간이 쓰는 단어와 행동 패턴 같은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음악에서도 창작 AI의 공습은 무섭게 진행 중입니다. 예일대의 쿨리타(Kulitta)와 IBM ‘왓슨 비트(Watson Beat)’ 등은 인공 신경망에 리듬, 멜로디, 악기 편성 등을 학습시켜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과학 논문까지 쓰는 AI도 등장했습니다. GPT-3(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3)입니다. GPT-3는 AI 기업 OPEN AI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글짓기, 번역, 대화가 가능한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언어 인공지능’입니다. 스웨덴 샬그린스카 의대 알미라 툰스트롬 박사는 지난 6월 GPT-3에 자기 자신에 대한 논문을 쓰도록 했고 이를 프랑스의 한 저널에 투고했는데요. 논문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2시간. 문맥이나 인용이 적절하고 논문의 전체적 구성 역시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내는 것은 오로지 ‘학자’의 역할로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인간 상상할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GPT-3는 인간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맥락을 찾아내거나 실험 결과를 예측해 논문을 써내는 것이죠. 

창작하는 AI, 인간의 감성 영역까지 파고들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도 벌써 6년 전(2016년 3월 9일)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적어도 “바둑에서만큼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알파고는 이 9단과의 대국에서 4대 1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체스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앞선 건 그보다 약 20년 전 일입니다. 1997년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체스 프로그램 딥 블루가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개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이후 인간은 단 한 번도 컴퓨터를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유명 체스 선수가 대회에서 AI 프로그램을 몰래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체스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고요. 인간이 체스에서 컴퓨터를 이기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요즘, 바둑에서는 AI가 인간의 기보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AI 기보를 사람이 분석하는 게 트렌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빠른 판단은 사람과 AI 중에 누가 더 잘할까?”를 넘어 이제는 “AI가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침범할 것인가”로 논쟁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고유 가치로 여겨진 감정의 영역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AI 예술 작품 창조 능력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내다봅니다. 학습가능한 데이터양부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이죠. 즉, AI는 수천 가지에 달하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정, 말,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민권을 획득한 로봇 시민 소피아는 60종에 달하는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AI 기술의 혁신적 성장..창작 AI가 곧 경쟁력

AI의 진화에 따라 기술 시장 규모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가들의 산업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870억 4000만 달러에서 연 38.1%의 CAGR로 2030년까지 1조 5971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복합 AI, 의사 결정 인텔리전스 및 에지 AI 등의 기술 또한 향후 2년에서 5년 내 주류 기술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러한 혁신을 조기에 채택하면 상당한 경쟁 우위 확보와 비즈니스 가치 창출, AI 모델의 취약성과 관련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AI 작곡 같은 경우는 이미 유튜브 배경음악 같은 콘텐츠 제작이나 방송사 프로그램 오디션 경연곡 등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인간 작곡가가 만든 음악은 저작권 관련 이슈에 민감하지만, AI 작곡가의 음악은 저작권 사용료를 내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곡 자체를 구매하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AI가 만든 곡은 한 곡에 수십만 원 선이여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유명 작곡가의 곡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합니다.

AI는 텍스트 창작 분야에서도 활약합니다. 구글의 대화형 엔진 '람다'를 기반으로 글쓰기용 텍스트를 생성하는 '워드크래프트' 프로젝트는 아예 전문 작가들과 협업해 다양한 단편 작품을 만들어내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텍스트 명령으로 그림 이미지를 만들어내던 구글의 AI는 초해상도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모델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이용자가 영어 문장을 하나씩 입력하자 문장 속 묘사를 충실히 구현한 영상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활발합니다. 국내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뤼튼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구조의 글을 만들어 냅니다. 개인 블로그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릴 물품 판매 글은 물론, 기업 채용공고나 광고 카피, 보도자료까지 글 종류도 다양합니다. 

AI 예술 창작의 도우미일까 , 파괴자일까

동시에 일자리 감소 등 새로운 사회·윤리적 문제들도 양산되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어디까지 대체할지 근심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년 뒤에는 자율주행차 때문에 운전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측엔 큰 이견이 없습니다. 지게차, 광산과 같이 고정된 환경에 AI가 점진적으로 출시되다가 고속도로용 트럭, 그다음 버스, 궁극적으로 자동차까지 AI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입니다.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앉은 인간의 모습은 구경하기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친구들의 과제를 해주는 대가로 100달러를 벌었다. 애들은 날 천재라고 생각한다"

지난 9월 미국 대표 커뮤니티 (Reddit)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제는 AI가 학교 과제인 에세이를 대신 써주고 반 친구들의 과제까지 해주는 시대인 셈입니다. "그것도 실력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AI가 창작을 망치고 있다”는 등 AI가 발전하는 만큼 인류가 퇴보하지는 않을까 우려의 시선 역시 큽니다.

이처럼 AI로 인한 직종의 대체는 산업화·자동화 시대의 단순·육체노동의 대체와 달리 지식노동까지 대체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입니다. 

예술 창작환경 지각 변동..”AI는 예술가도 대체할까”

이에 그에 대한 답은 크게 둘로 나누어집니다. AI와 로봇 등 디지털 에이전트는 블루칼라 및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고 이것이 결국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키면서 사실상 실업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AI기 지금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AI가 어느 정도는 인간을 대체하겠지만,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을 때처럼 새로운 일자리, 산업, 그리고 새로운 생계를 위한 방법을 인간은 또다시 창조해 나갈 것이란 설명입니다. 실제 AI 발전으로 새로운 직업군도 탄생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비, 화이트 해커, 로봇 및 소프트웨어 개발, 운용, 유지 보수 관련 직업 등 지식 집약적인 새로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습니다.

미래 어느 시점에 특정 계층의 노동자가 AI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예측하고 계획하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정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 훈련받더라도, 그 일도 3~4년 뒤에 AI로 대체될지 여전히 인간의 손맛과 기술을 더 필요로 할지 어느 누구도 100% 확신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AI는 도구일 뿐”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AI가 갈수록 진화하긴 하겠지만, 결국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인간의 이성과 논리에도 한계가 있듯 AI가 인간보다 결코 뛰어나다거나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스마트폰, 노트북을 사용하고 코딩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효율적으로 일을 해내고 생산성도 높은 만큼, AI를 하나의 도구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은 AI를 활용해 더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즉, AI는 다양하게 사용(multi-use)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있는 한, 여러 많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과 성과 또한 향상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인공지능 달리2가 키워드를 조합해 제작한 이미지 (출처: dall-e-2 홈페이지)
예를 들어 오픈AI가 GPT-3와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달리2는 ‘기린이 마트에서 쇼핑하는 모습 ’, ‘ 고대 이집트의 동물신이 컴퓨터를 이용하는 모습’ 등 상상하는 이미지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순식간에 그림을 만들어 내는데요, 앞으로 디자이너의 일은 상황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빠르게 만들어내는 대신, AI가 제시한 이미지를 변용하거나 선택하는 역할로 바뀔 수 있고, 또 한편으론 저작권과 전문성의 문턱이 낮아져 일반인들에게 사실상 개방되면서 더 많은 디자이너들을 배출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전문가 못지 않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처럼요.
반복적이거나 물리적인 일은 AI에게 대체되기 쉬우므로, “인간은 보다 창의적인 일이나 감성 및 협업이 필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맥킨지(McKinsey)는 사람을 직접 돌보거나, 타인을 설득하고 협상하는 등의 대면 위주의 직종, 예술적, 감성적 특성이 강한 직종, 또 종합적, 창조적 사고 방식을 필요로 하는 일들은 AI가 고도로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자리를 쉽사리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합니다.

인간지능과 인공지능, 경쟁자 아닌 파트너로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AI의 진화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AI 로봇 예술가는 인간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인 만큼 상생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AI 로봇 예술가와 토론하며 비판적 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LG는 세계 3대 디자인 스쿨 중 하나인 파슨스와 함께 AI로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한 서비스를 개발 중입니다. LG AI 연구원은 파슨스와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디자인 및 예술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술 및 방법론을 공동 연구합니다. 이를 통해 ‘전문 디자이너 및 예술가와 협업하는 AI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창조적 표현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전환점에 이미 와 있는 셈입니다.

시인의 창작 활동을 돕기도 합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9명의 시인이 AI 시작(詩作) 도구 'Oi 작가(Writer)'를 활용해 집필한 앤솔로지 시집 '9+i'를 출간했습니다. “창작 과정에서 늘 외롭고 고뇌하던 작가들에게 AI가 동반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게 해당 프로젝트의 취지입니다.

이처럼 기술자뿐만 아니라 예술가들도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뛰어난 결과를 도모하는 상생의 길을 추구할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리는 추세입니다. 휴머노이드 아이다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한 멜러는 "앞으로 예술가, 시인, 작가, 영화 제작자 등이 이러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를 바란다"면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악용하려는 우리 자신"이라고 강조합니다. AI를 생산성 도구로 활용하되 ‘윤리적 AI, 설명 가능한 AI, 책임 있는 AI’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브 기술자인 해리 예프(Harry Yeff)는 “기술에 예술의 아름다운 요소가 더 대중화될수록 더 많은 예술가들이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창의적인 예술조차도 머신러닝과 AI를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은 결국, 경쟁 상대가 아니라 상생하는 존재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2023 기술 트렌드: 앱 하나로 모든 일상 가능 ‘슈퍼앱’의 진화

AI는 2023년 전략 기술 트렌드에서도 핵심 도구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2023년 10대 주요 전략 기술 트렌드에는 ▲지속가능성 ▲메타버스 ▲슈퍼앱 ▲적응형 인공지능(AI) ▲디지털 면역 시스템 ▲관찰 가능성 응용 ▲AI 신뢰, 리스크와 보안 관리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 ▲플랫폼 엔지니어링 ▲무선의 가치 실현 등이 포함됐다. 해당 기술은 향후 5~10년 기회 창출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앱 하나로 메시징, 예약, 쇼핑, 금융, 차량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Super App)'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슈퍼앱은 쉽게 말해 개별적으로 사용하던 앱과 플랫폼 기능을 하나의 앱에 결합, 그 자체가 다양한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생태계입니다.

슈퍼앱은 앱 하나에서 택시 호출, 전기 요금 지불, 호텔 예약, 영화 티켓 구매, 중고 명품 거래를 하는 등 서드 파티 기업이 자체 앱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사실상 앱 하나로 100만 개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모든 생활이 가능한 셈입니다. 실제로 국내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뿐 아니라, 개별 은행, 토스, 쏘카 같은 금융, 모빌리티 등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슈퍼앱 등장은 필연적입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모바일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과 수많은 앱이 쏟아지는 시대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 욕구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신분증, 인증서, 자격증 등 각종 서류까지 모바일로 인증할 수 있게 되면 그야말로 슈퍼앱의 위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러 슈퍼앱의 일일 활성 사용자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프란시스 카라모지스(Frances Karamouzis) 가트너 특임 VP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은 모바일 앱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슬랙 등 데스크톱 클라이언트 앱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핵심은 슈퍼앱이 여러 앱을 통합하고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연지
저서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모닝』
2017년 올해의 여기자상
제 282회, 307회이달의 기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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